오늘은 문득 오뎅국이 생각나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오뎅을 한 봉지 사왔어요. 오뎅국은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서 그런지, 종종 이렇게 생각날 때 바로 해 먹기 좋아요. 날씨가 살짝 쌀쌀해지면 따끈한 국물이 더 그리워지잖아요. 오뎅국처럼 간단하면서도 속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음식은 없을 거예요.
먼저 육수를 내기 위해 멸치를 넣고 국물을 우려냈어요. 멸치와 다시마만 넣고 푹 끓이면 진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가 완성돼요. 그렇게 국물을 끓이면서 오뎅을 먹기 좋게 썰어 준비했어요. 다양한 모양의 오뎅을 보면 언제나 재미있어요. 둥근 것도 있고, 길쭉한 것도 있고, 납작한 것도 있어서 한 입 한 입 먹는 재미가 다르거든요. 그리고 파와 무도 조금 썰어 넣었어요. 파는 국물에 향을 더해주고, 무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더해줘서 빠지면 아쉽거든요.
국물이 어느 정도 끓고 나서 오뎅을 넣었을 때, 뜨거운 국물 속에서 오뎅이 부드럽게 퍼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끓는 동안 오뎅에 국물이 스며들어가서 그 향이 정말 좋더라고요. 한참을 끓이다가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췄어요. 너무 짜지 않게 적당히 간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요, 오뎅 자체가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간을 더해도 충분해요.
오뎅국을 그릇에 담아 한 입 떠먹었을 때, 정말 기대했던 그 맛이었어요. 국물은 맑고 깔끔하면서도 오뎅에서 배어나온 감칠맛이 더해져서 깊은 맛이 나더라고요. 오뎅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국물을 머금은 무는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분까지 좋아졌어요. 이런 게 바로 겨울철 소소한 행복이구나 싶었죠.
오뎅국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맛을 주니까, 먹고 나서도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요. 그래서 밤늦게 출출할 때도 종종 해 먹곤 해요. 오늘도 이렇게 한 그릇 후딱 먹고 나니까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오뎅 한 봉지만 사서도 이렇게 따뜻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그리고 국물이 조금 남아서 내일 아침에도 또 한 번 끓여 먹으려고요. 이렇게 조금 남겨뒀다가 다음 날 먹으면 국물이 더 깊어져서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오늘처럼 간단하지만 든든한 한 끼를 마무리하고 나니, 왠지 내일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